심사평 I

Commentary

심사평 II

Commentary

아홉 편이 본선에 올라왔습니다. 실로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좋은 작품으로, 단 한 편을 선정하는 일이 심사위원으로서 매우 까다롭고 고통스러웠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려야 하겠습니다. 페스티발 운영진과 강주영 큐레이터, 외부 심사위원으로 배석하신 안소현 선생님과 함께 5시간 가까이 작품을 돌려보고 다시 토의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결과에 도달했습니다.

 

리아 라잘디(Riar Rizaldi). 축하드립니다. 응모작 <텔루리안 드라마(Tellurian Drama)>는 1923년 자바섬 서쪽 동인도회사가 통신 목적으로 세운 라디오 스테이션을, 사이비 인류학자라고 불리는 무나르완(Munarwan) 박사의 생각을 추적하며 재방문하는 흥미진진한 단편 필름입니다. 식민지의 과거를 자본주의 현재가 어떻게 관광산업으로 반복하고 있는지, 또 현재가, ‘사이비’라는 말 속에서 억압됐던 과거의 유토피아적 비전을 어떻게 식민의 폐허를 가로질러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전용할 수 있는지, 이 짧은 필름은 매우 효과적으로 시간을 교집하며 ‘변증법적 상상력’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차고 넘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외 작품 모두에 관해 본 심사위원의 생각을 밝히는 것이 마땅하나 분량상 짧게 총론으로 갈음하는 것에 양해를 구합니다. 이번 본선 진출작의 대세는 가히 ‘아카이브 충동’ 그 자체였다고 하겠습니다. 동시대미술의 강력한 지금주의(presentism) 앞에서, 역사는 한때 거대한 타도의 대상이었음에도, 어느 때보다 초라한 몰골입니다. 하지만 <텔루리안 드라마>에서도 시사하듯이, 인류가, 아니 모든 존재가, 패러다임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고, 지금이 아닌, 미래를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상상해내어야 한다면, 우리는 그 단초를 잃어버린 과거로부터 찾아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 심사위원은 모든 본선 진출작의 시도에 박수를 보냅니다. 모두 건승하시길 바라며 다시 한 번 리아 라잘디 작가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사 안대웅

A total of nine works made it to the final. I have to say first that they were all outstanding so it was challenging and painful as a juror to select just one. The result was reached by repeating the discussion for nearly 5 hours with Sohyun Ahn who served as the external juror and also with Team BIVAF and Joo-Young Kang.

 

Riar Rizaldi, Congratulations! The prize-winner, Tellurian Drama, is an exciting short film that revisits the radio station in the west of Java, built by the East India Company for telecommunication purposes in 1923, chasing Drs. Munarwan's thoughts who was called a pseudo-anthropologist. About how capitalism is repeating the colonial past with the tourism industry and how the present can cross the ruins of a colony and divert the utopian visions of the past, suppressed by the word 'pseudo' for a better future. This short film deserves an award for effectively intersecting the time and showing dialectical imagination.

 

​Regarding the other works, expressing the juror’s opinion is appropriate, but I ask your understanding in replacing it with a short general review. It can be said that the trend of the selected works for the final was the ‘Archival Impulse’ itself. In front of the powerful presentism of contemporary art, history is more shabby than ever, even though it was once an enormous subject of overthrow. However, as implied in Tellurian Drama, if humanity, or all beings, facing a shift of paradigm, need to imagine a future other than the present more desperately than ever, we have to find the clue from the lost past. In that sense, I applaud the efforts of all the competitors. I wish you all the best, and once again, congratulations to Riar Rizaldi.

Daewoong Ahn, Curator at Busan Museum of Art

올해 출품작 중에서는 아시아를 주제로 한,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들이 도드라졌다. 작가들은 산업화, 식민, 환경, 자원, 노동, 이주 문제 등 가볍지 않은 주제들을 이미지 아카이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전통적 다큐멘터리 문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서사로 풀어냈다. 선정 과정에서는 최근 미술계에 넘쳐나는 정치적 올바름을 앞세운 현안들의 무책임한 나열을 경계했지만, 현재진행형인 이 갈급한 사안들을 예술가들이 외면할 수 없었으리라는 각박한 현실을 고려했다.

수상작인 리아 리잘디(Ria Rizaldi)의 <지구의 드라마(Tellurian Drama)>(2020)는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인도네시아에 세워진 ‘라디오 말라바’라는 방송국의 기록들을 추적하면서, 지구공학, 원주민 조상의 생태적 힘, 개발 등 복잡한 문제들을 수면 위로 올린다. 최근 정부의 개발 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이 장소의 역사적 기록들을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와 철학적인 텍스트, 음악 등을 통해 기록하려는 작가의 시도를 높이 평가했으며,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현란한 편집보다는 장소의 신비한 기운과 위태로운 운명을 시각화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독립 큐레이터 안소현

Among the works submitted this year, works by Asian artists with Asian themes stood out. The artists actively used image archives to solve weighty topics such as industrialization, colonization, environment, resources, labor, and migration in a free narrative that was not confined to traditional documentary techniques. In the selection process, I was wary of the irresponsible listing of current issues centered on political correctness, which has been overflowing in the art scene recently. Still, I considered the harsh reality that artists could not turn away from these pressing ongoing issues.

 

The prize-winner, Ria Rizaldi's Tellurian Drama (2020), traces the records of a radio station called 'Radio Malaba' set up in Indonesia during the Dutch colonial time and raises complex issues such as geoengineering, the ecological power of indigenous peoples, and development to the surface. The artist’s attempt to document the historical records of the place, which is in danger of disappearing due to the recent government development project, through various archive materials, philosophical texts, and music, was highly valued. The effort to visualize the place's mysterious energy and precarious fate stood out, rather than flashy editing for eye-catching.

Sohyun Ahn, Independent cur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