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Commentary

​올해 15회를 맞이하는 부산비디오아트페스티벌에는 290여 편의 작품이 수집되었고, 그 중 1차 내부 심사를 통해 선정된 13편의 작품에 대한 2차 심의를 내·외부 심사위원 5명과 함께 진행했으며, 그 결과 최종적으로 선정작 1편과 경쟁작 5편을 선정하였다.

다른 해와 달라진 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출품작 수에 있어서 국내 작가보다 국외 작가들의 출품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 출품작의 내용과 성격에 있어서 여전히 계속되는 전지구적 내전 상황의 여파에서 기인한 것인지 아시아 및 제3세계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시위, 갈등과 폭력 사태를 기록하려는 움직임이 특히 눈에 띄었다. 이와 대비적으로 제1세계의 나르시시즘화된 비판적 관점이 투사된 작품들도 다수 출품되어 전자와 후자 사이에 묘하게 어긋나는 지점들을 재검토해 볼 필요성이 있음이 발견되었다. 더불어 동시대 정치, 사회, 경제 문제에 집중되어 있던 기존 비디오 페스티벌의 주제 영역을 한정하지 않은 덕분인지 매체 자체, 비디오 예술의 성격 자체를 활용한 작품들도 출품되었으며, 기술 매체의 발전과 함께 등장하는 다매체에 집중하여 적극 활용하는, 즉 매체의 기술적 요소, 기법 자체가 소재가 되는 경향 역시 더욱 심화되어 가는 듯 보인다는 점 등이었다.

논의 끝에 호프 터커(Hope Tucker)의 What Travelers Are Saying About Jornada del Muerto를 최종 선정작으로 결정하였다. 터커의 작품은 최초의 원자 폭탄 폭발 지역에 거주하거나 방문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역사적 기억마저 관광 상품화된 기념비로 환원되는 오늘날 역사적 장소가 지니는 의미를 재고찰한다. 과거의 시간을 다루는 기존 작품과 달리, 그녀는 특정 의미를 부여하는 어떤 장치를 제시하는 대신, 몇몇 풍경들을 지루할 정도로 정적인 화면으로 담아낸다. 그 풍경 위에서 강조되는 것은 핵실험에 반대하는 피켓을 든 인물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는 그 장소를 오가는 사람들, 그들 사이에서 1달러짜리 핫도그를 판매하는 인물이 함께 살아가는 삶 그 자체이다. “나는 여러 번 저 장소에 가고 있다.”라는 대사가 계속적으로 반복되듯, 그 어떤 흔적도 남아있지 않는 이 역사적 장소로서 뉴멕시코의 툴라로사 분지는 단지 지금 상태 그대로, 이런 방식의 삶의 형태 속에서 기억될 수 있을 뿐, 물질화된 어떤 시각적 형태로 재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역사적 과거를 현재화하는 터커의 이러한 재현 방식은 현재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보아야 할 지나간 역사적 시간이란 무엇이고, 이를 기념한다는 것은 어떤 행위여야만 하는가를 재고하게 만든다.

부산현대미술관 학예사 김태인

 

 

 

 

 

​​​This year, the 15th Busan International Video Art Festival collected about 290 video artworks through an open call for submissions. Five internal and external judges reviewed 13 artworks selected at the first review. As a result, we finally chose one selected work and five competitive works.

The differences from other years are as follows. First of all, in the number of submissions, the proportion of foreign artists was higher than domestic artists. In terms of the content and character of the submitted works, whether due to the aftermath of the still-continuing global civil war, the tendency to document political protests, conflicts, and violence in Asia and the Third World stood out. In contrast, some works were projecting the narcissistic critical point of view of the First World, and there is a need to reexamine the subtly conflicting perspectives between the former and the latter. In addition, unlike the previous festivals, which focused on contemporary political, social, and economic issues, works utilizing the medium itself and the nature of video art were also submitted due to the unlimited topics. It is also different from other years in that the tendency to actively utilize the multi-media that appears along with the development of technological media, the technological element of the media, and the technique itself, seems to be intensifying.

After discussion, <What Travelers Are Saying About Jornada del Muerto> by Hope Tucker was chosen as the final selected work. Tucker's work reexamines the meaning of today's historical sites, where even historical memories are converted into tourism products and monuments, focusing on the people living or visiting the area where the first atomic bomb was exploded. Unlike other works that deal with the past, instead of presenting a device that gives a specific meaning, she captures some landscapes in boringly static screens. The landscape emphasizes the life itself of the people holding up signs against the nuclear test, the people who go to and from the place where we do not know what happened, and the person who sells a $1 hotdog among them. Like the phrase "I have been many times.", as a historical site that leaves no trace, the Tularosa Basin of New Mexico is just as it is now, in this way of life. It can only be remembered and cannot be reproduced in any materialized visual form. Tucker's way of representing the historical past makes us reconsider what the past historical time should be and what kind of action we should take to commemorate it.

Kim Taein, Curator of Museum of Contemporary Art Busan